[정경대 박사의 인문학] 만물은 빈 것에 의지하여 쓰임이 있다

'산문으로 읽는 21세기 도덕경' 제11장

도는 비어 있어서 만물의 정기를 품고 천지자연을 무한히 탄생시키고 길러주는 덕을 무한히 베푼다. 사람 역시 살아가는 데 비어 있지 않으면 몸도 마음도 존재할 수가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는다. 만물 역시 그러하다. 비어 있지 않으면 존재 이유조차 없다. 그릇이 비어 있으매 담을 수 있고, 방이 비어 있으매 들어가 쉴 수 슬롯 머신 규칙. 집도 빈 곳을 의지하여 지붕과 기둥이 있으며, 문도 비어 있어서 드나들 수 슬롯 머신 규칙.

그뿐이 아니다. 하늘이 비어 있어서 무수한 별들이 빛을 내고 땅이 비어 있어서 자연이 존재할 수 슬롯 머신 규칙. 힌두의 위대한 경전 베다의 서 우파니샤드에 이런 서사시가 슬롯 머신 규칙.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하느님이 어디에 있습니까? 아버지가 대답했다. 니그로자 열매 하나를 가져오너라. 아들이 니그로자 나무 열매를 따 와서 말했다. 아버지 여기 니그로자 나무 열매를 가져왔습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칼을 가져와서 쪼개 보아라. 아들은 니그로자 열매를 쪼갰다. 아들이 열매를 한 번 쪼개자 계속해서 쪼개라 하였다. 아들은 열매를 쪼개고 쪼개서 더 쪼갤 것이 없자 말했다. 아버지 아무것도 없습니다, 비었어요!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아, 빈 그것이 하느님이요 또한 너이니라!

텅 빈 그것이 바로 도이자 유일한 자이며 만물이 형상을 갖추고 존재한다. 빈 것에 의지하여 쓰임새가 슬롯 머신 규칙. 노자는 말했다. 바큇살이 한 구멍에 의지해 있어서 수레로서 쓰임이 있고, 창과 출입구가 뚫려 있고 방이 비어 있으매 쓰임새가 슬롯 머신 규칙. 그러므로 마땅히 비어 있음에 존재의 이익이 있는 것이라 하였다. 수레바퀴는 가운데 뚫어진 구멍을 중심으로 테두리에 여러 개의 가느다란 살을 이어놓았기 때문에 무거운 짐수레를 지탱할 수 슬롯 머신 규칙. 가운데를 비워 두고 돌을 이어 만든 아치형 다리가 더 튼튼한 것과 같다.

이렇듯 천지 만물은 비어 있기에 존재 가치가 슬롯 머신 규칙. 그 존재 가치는 도가 낳은 도의 자식이자 도 자체이기 때문에 금은보화로 가늠할 수 없이 귀하고 귀하다. 그처럼 마음을 비우면 한량없이 귀한 존재가 된다. 도가 그러하듯 온갖 지식, 온갖 지혜를 다 갖추고 온갖 덕을 무위로 다 베푸는 초월자로서 천상천하에 가장 귀한 존재가 된다.

무(無·없음)가 없으면 유(有·있음)가 존재할 수 없고, 유가 없으면 무가 존재할 수 없듯, 빈 것은 존재에 의지해 있고, 존재는 빈 것에 의지해 있어서 빈 것에서 존재를 관조할 수 있고, 존재는 빈 것을 관조해 알아차릴 수 슬롯 머신 규칙. 그리하여 천상천하를 다 보고 다 깨달아서 무위의 덕을 온 누리에 저절로 베풀므로 귀하고 귀한 존재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이세상에 태어난 자로서 마땅히 도와 같이 비움이 인생 최상의 덕목이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노자는 제 10장에서 ‘혼백을 하나로 묶어 기를 부드럽게 보낼 수 있느냐?’ 하고 의문의 화두를 던져놓았다. 이 의문의 답은 석가모니 붓다의 교설 중 ‘아나파나샤티’라는 불경에서 명상 수행의 지식과 지혜를 터득할 수 슬롯 머신 규칙. 아나(Ana)는 들숨이고, 파나(Pana)는 날숨이며, 샤티(Shyati)는 집중이란 뜻이다.

들숨에서 나는 지금 숨을 들이쉬고 슬롯 머신 규칙고 생각하면서 숨을 깊이 들이쉬되 미세한 몸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들이쉬고, 들숨과 날숨, 날숨과 들숨이 교차하는 순간에 사력을 다해 집중하는 수행을 오래 계속하면 어느 순간 마음이 텅 비워지고 평소에 의문스럽던 무언가를 깨닫고 환희에 젖는다. 그렇게 오래 수련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순간이나마 번뇌를 여의고 진여(眞如·차별 없는 절대 진리) 삼매에 들어 허물이 없어진 자아를 발견하고 남은 생을 허물없이 살아가는 지혜자인 자신을 발견하고 미소 짓는다.